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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 '눈 감았지만 꽉 잡은 손' 시각장애시설 찾은 전자랜드의 특별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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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위선우 작성일19-07-05 10:43 조회6,7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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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았지만, 꽉 잡은 손' 시각장애시설 찾은 전자랜드의 특별한 동행 

원석연 기자  승인 2019.07.0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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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인천, 원석연 기자] 전자랜드의 사회환원 활동이 계속된다. 이번에는 시각장애인 거주시설을 찾았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비시즌은 도무지 쉴 틈이 없다. 전자랜드 선수단은 3일 인천의 시각장애인 거주시설 광명원을 찾았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선수단 전원을 비롯해 유도훈 감독, 김승환 코치, 김태진 코치 등 코치진도 모두 함께 참석했다.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거주시설 광명원은 1958년 세워져 지금까지 수많은 시각장애인을 지원하고 있는 거주시설이다. 현재 초등학생부터 60세 노인까지 총 51명의 장애인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시각장애 외에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이용인들도 있다. 

전자랜드와 광명원의 인연은 남다르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22년간 전자랜드의 든든한 서포터로 활동한 시각장애인 김민석 씨를 제1호 명예 선수로 위촉했다. 김 씨는 5살 때 머릿 속에 생긴 혹을 제거한 뒤, 항암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시력을 상실했는데, 시각장애를 앓게 된 김 씨가 유년 시절 도움을 받았던 곳이 바로 이곳 광명원이다.  

광명원을 찾은 유도훈 감독은 “더 일찍 오고 싶었는데, 비시즌 휴식기 때문에 선수단이 이제야 소집됐다. 늦어서 미안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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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자랜드의 나들이는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니었다. 먼저 시각장애인들을 만나기 전, 시각장애가 발생하는 이유와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수단이 직접 안대를 쓰고 시각장애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장 정영삼은 “잠깐 눈을 가렸는데도 너무 답답하고 얼른 안대를 벗고 싶더라. 우리는 안대를 벗으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안대를 쓴 채 계단을 통해 광명원의 체육관으로 이동한 선수단은 또 한 번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바로 시각장애인 스포츠인 ‘골볼(goalball)’을 체험한 것. 1980년 패럴림픽 공식 종목으로 지정된 골볼은 핸드볼과 비슷한 구기 종목으로, 소리가 나는 공을 굴리거나 던져 상대편 골대에 넣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전용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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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팀과 코치진 팀으로 나눠 안대를 쓰고 골볼 체험에 나선 전자랜드, 체육관은 이내 앓는 소리로 가득 찼다. 보지 않고 오직 소리로만 공을 막는 일이 여간 쉽지 않았기 때문. 선수단과 코치진의 치열한 승부는 선수단 팀의 승리로 끝났다. 패배한 코치진은 “공 소리가 들려도, 보이지가 않으니 몸이 다칠까봐 나도 모르게 웅크리게 된다. 실제 시각장애인 선수들의 경기는 이것보다 훨씬 빨리 진행된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시각장애 체험을 마친 전자랜드는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 시각장애와 지적장애를 함께 앓고 있어 홀로 산책이 어려운 이용인들의 일일 안내원이 되어 함께 야외 나들이에 나선 것. 선수들의 손을 꼭 잡고 모처럼 산책에 나선 이용인들은 함박웃음과 함께 쉴 새 없이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산책길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선수는 이대헌이었다. 196cm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를 가진 이대헌이지만,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이용인들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그의 외관이 아니었다.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고, 자상하게 답하는 배려 깊은 이대헌의 마음씨에 감동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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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과 이용인들은 인근 공원에서 간단한 다과를 나눈 뒤 광명원으로 돌아왔다. 평소 10분이면 걸어왔을 거리를 한참 걸려 돌아왔지만, 선수단의 표정에 피로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선수단은 복귀 후에도 이용인들과 나란히 앉아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번 말하며 “시즌이 개막하거든 꼭 응원해달라”고 전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히 "Yes"였다. 

이날 전자랜드와 뜻깊은 시간을 보낸 임남숙 광명원 원장은 “프로 팀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다. 비록 TV를 보진 못하지만, 시각장애인들도 중계 소리를 통해 스포츠를 즐긴다. 평소 좋아하던 인천 전자랜드 선수들을 직접 만나니 생각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느껴져 보기 좋다”면서 “보답하기 위해 시즌이 개막하면 꼭 이용인들과 함께 삼산체육관을 찾겠다”며 앞으로 전자랜드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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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는 이날도 일본팀과 오전 훈련을 마치고 광명원을 찾았다. 타이트한 일정에 피곤할 만도 하지만, 정영삼은 “프로 선수들은 이미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것도 다 연봉에 포함된 것”이라며 책임감을 말한다. 

전자랜드의 팬 사랑은 비시즌 내내 계속될 예정이다. 행사에 함께 참여한 김성헌 전자랜드 사무국장은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감독님께서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한 군데라도 더 가려고 하신다. 이런 열정 덕분에 지난 챔피언 결정전 때도 많은 분이 경기장에 오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전자랜드는 오는 17일에도 인천에 위치한 또 다른 복지관인 은광원에 방문할 예정이다.

“시즌은 팬들이 저희를 사랑을 주시는 기간이고, 비시즌은 저희가 팬들에게 그 사랑을 보답하는 시간이죠. 방문할 때마다 ‘꼭 우승할게’라고 약속하는데, 약속을 못 지켜서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유도훈 감독의 비시즌 달력이 꽉 차있는 이유다.

사진 = 원석연 기자      

원석연 기자  hiro3937@rookie.co.kr

기사원문보기 http://www.rooki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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